[영국생활] 몰라서 당황했던 영국영어 표현 3선

2018.11.26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AI학부과정을 전공하고 있는, 
영국 생활 시작 후 얼마나 됐다고 벌써 1학기 끝까지 3주를 앞두고 있는 공대생 김유빈 입니다.

저번 1화에 이어서 이번 두번째 기사 에서는, 맨체스터에 온 이후로 이곳 현지인들과 대화를 하며 알게된... 뭔 뜻인지 좀체 이해를 할 수가 없어 애 좀 먹었던, 다음과 같은 영국식 영어표현 3가지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1. cheers, mate!
2. naught
3. 가볍게 안부묻는 의미에서의 are you okay?/are you alright?

Subway 대신 tube, trash 대신 rubbish, soccer 대신 football 등 나름 이유를 합리적으로 추론해 볼 수 있는 경우들과는 달리, 대화를 하면서 '아니 그걸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들만 3개정도 추려봤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분명 영국 유학생 혹은 유학 준비생이실텐데, 다들 미리 알고 계실려나요? 저는 전혀 그렇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나름 조사를 했었는데, 그렇게 공부한 김에 제 관련 일화와 함께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이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그 첫번째로는,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영국적인 표현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cheers" 입니다.

 

#1. Cheers, 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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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pool을 플레이하며 놀던 중.]

 

제가 cheers 라는 표현을 처음 알게된 건, 사진1에서 보이는 학교 기숙사 내 pool 에서 처음 만난 친구들과 어색함을 풀기 위해 같이 게임을 했을 때 였습니다.

제 차례가 지난 후, 그 다음 차례의 친구에게 "I think it's your turn now?" 라고 하며 큐대를 건네주자, 그 친구가 저에게 답한 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Cheers, Eu-Bin!"



'엥? cheers? 갑자기 웬 건배?...'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정황상 "thank you"를 무의식적으로 기대하고 있었던 전 난생처음 들어보는 표현에 속으로 적잖이 당황했었습니다.

어찌됐든 제게 고마움을 표현해야 했던 상황이었으니 맥락을 통해 "고맙다" 라는 의미를 추론할 수는 있었으나, 왜 그렇게 말하는 건지 이해를 할수는 없었죠. 

Cheers 라는 표현을 접하게 된건 비단 이때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말하는 상대방이 영국인이면, 그리고 그 친구가 저와 비슷한 나이의 또래라면, 제게 고마움을 표시할 때 들려오는 대답은 땡큐!가 아니라 무조건 cheers! 이더군요. 또 다른 예시로, 제가 기숙사 건물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던 중, 뒤에 따라오는 영국인 친구를 위해 문을 잡고 기다려주자, 그 친구의 대답은 역시 똑같은 표현이었습니다.

 "Cheers, mate!"

이 경우에는 제가 남자이기 때문에, 남자들끼리 서로  친근감 있게 편히 부를 때 쓰는 영국식 구어체인 mate (미국영어의 dude와 비슷)를 붙여서 저에게 대답한 것이구요.

(* 참고로 mate 와 함께 비슷한 의미로 lads 도 쓰입니다 e.g. How're ya doing, lads?)

왜 cheers 라고 말하는가, 주변 영국인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확실한 이유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 중 "영국에서 bar 문화가 워낙에 발달한 까닭에, 하루도 빠짐없이 맥주를 마시며 함께 사람들과 bar 에서 어울리다보니 cheers!(건배!) 라는 언어가 어느새 일상에서도 폭넓게 쓰이는 표현이 되었다" 라는 상당히 설득력있는(?) 답변을 준 친구도 있긴 했습니다. 주말만 되면 오후에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와 제 알람시계가 되어주는 영국인 룸메들을 보니.. 사실일지도 모르겠네요.

#2. 3, 2, 1 and... na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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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강의 중 만난 영국식 표현에 당황했던 당시의 순간이 생생히 담긴 필기 흔적.]

 

컴공 학생을 다른 학과 학생과 구별하는 방법은 정말 쉽습니다. 숫자를 셀 때 1부터 센다면 후자, 만약 0부터 센다면... 99.9% 컴공 학생입니다. 컴퓨터 공학에서 숫자 0은 그만큼 정말 중요하고, 강의 도중 교수님의 입에서 0이 거론되지 않는 날이 단 하루도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런데, 분명 숫자 0을 교수님들께서 언급을 많이 하시는데, 이상하게도 수업 중 'zero' 라는 단어는 좀체 들을 날이 없고, 대신  숫자 0의 또다른 영국식 표현이 시도때도 없이 제 귀에 들려와 종종 저를 당황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기초컴퓨터공학 수업에서  'MU0' 라는 개념에 대한 강의가 있던 날, 위 사진 2의 노트를 보며 '오늘 배울 것은 M U zero 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던 제가 들은 문장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Okay, What we'll cover today is M U naught."

MU zero 가 아니라 MU naught. 발음은 not과 비슷하지만 단어는 naught. 제 경험상 영국인들은, 특히 나이를 지긋하게 드신 교수님들은 숫자 0을 말할 때 zero 라고 하지않고 대부분 naught 라고 표현하시더군요(*naught 대신 nought라고 쓰기도 합니다). 그렇게 표현하는 이유는 naught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Merriam Webster 사전에서 naught의 의미를 찾아보면, 아주 심플하게 "nothing" 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영국인들은 숫자 0의 "아무것도 없음" 이라는 의미를 보다 더 강조하고 싶을 때, zero 대신 naught 라고 표현하는 것이죠. (발음은 '나우트' 가 아니라 '노우트'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국인들이 숫자 0을 항상 naught로 말하는 건 아닙니다. 숫자 0이 의미하는 바가 'nothing' 이라는 의미와 먼 경우에는 그냥 zero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전화번호가 "1234-567890" 이라면, 전화번호에서 0은 딱히 'nothing' 과는 거리가 머므로, 끝에 0은 그냥 zero 라고 말하는 식. 하지만 이것도 절대적인 규칙은 아니며, 제가 수업을 받아본 교수님들은 전부 모든 0을 항상 naught로 표현하십니다. 

naught와 비슷하게 또다른 0의 영국식 표현으로 nil이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하지만 nil의 경우는 naught처럼 폭넓게 쓰이기보단 스포츠라는 카테고리안에서, 특히 축구 본가 영국에서 쓰이는 표현인 만큼 축구해설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피파 축구게임을 즐겨해본 사람들이라면 이게 뭔소린지 아마 아실수도. 만약 현재 축구 스코어가 1:0으로, 손흥민의 전반 쐐기골로 토트넘이 맨유를 1:0으로 앞서나가는 상황이 되었다면, 영국인 축구 코멘테이터는 아마도 다음과 같이 말할겁니다. 

"Astonishing goal by Son Heung-Min! Now the score is one - nil, HotSpur takes the lead against United."

이제는 알고 있으니 더이상 이해를 못할일은 없겠으나, 다 똑같은 숫자 0인데, zero 혹은 naught 혹은 nil로 표현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왜 굳이 그렇게 복잡하게 말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영국식 표현이네요.

 

#3. Are you okay? / Are you al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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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맨체스터 대학 학교 기숙사 중 제가 지내고 있는 Hulme hall, Plymoth block 앞에서]

 

마지막 세번째 표현입니다. "에이... 이걸 모른다고?"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굉장히 간단한 표현이고, 유치원생도 알만한 매우 기초적인 표현인데... 분명 그래야 하는 표현인데... 놀랍게도 전, 이 표현의 영국에서의 쓰임새를 이해하기 전까지는,  제 영국인 친구들이  저에게 "Are you okay?" 라고 물어볼 때마다 그 의도를 파악하는데 애를 좀 먹었습니다.


가령 다음과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웬종일 비만오다가 
오랜만에 날씨좋은 주말 아침 오전 8시 즈음, 
상쾌한 기분에 방청소를 시작하게 되어 
위 사진 3에 보이는 기숙사 앞 쓰레기통에 일주일동안 쌓인 
재활용 쓰레기들을 분리수거하고 방으로 돌아오던 길. 

제 방의 맞은편 방에서 지내고 있는 
영국인 친구와 마주쳤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가 저에게, 
오전 8시에, 그날 처음 만나자 마자, 
저에게 건넨 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Are you okay, Eu-Bin?"

응?  내가 어디 아파보이나?  아침부터 갑자기? 의도를 파악하기가 힘들었던 문장이었습니다. 이때 뿐만이 아니라 그 친구는 이후 저랑 마주칠 때마다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어떤 날은 

"(are) you alright?"

라는 표현으로, 또 다시 제가 "너 괜찮아?"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는 말을 건네더군요. 

그런 상황이 반복되자,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건가 싶어 조사해보니, 역시나 제 오해였다는 것을 나중에야 겨우 알게 되었죠. 무슨 말이냐 하면, 그 친구가 위와 같은 표현으로써 의도했던 의미는 "너 괜찮아?" 가 아니고, 그냥 "잘 지내?" 였던 겁니다. "Are you okay?" "Are you alright?" 이라는 표현은 "How are you doing?" 이라는 표현만큼 그냥 가볍게 안부를 물을 때 영국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물론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라면 "너 괜찮아?"라는 걱정이 담긴 의도로 당연히 쓰이긴 하지만, 그냥 상대방과 마주쳤을 때,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그런 안부를 묻는 표현이기도 한 겁니다.

참고로, 영국인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하루에 대여섯번은 넘게 안부 묻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안부를 물어보는 상황이 워낙에 많다보니, 매번  "I'm good" 만 계속 반복하고 있자니 좀 무안하기도 하고 뭔가 예의 없어 보이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전 최근에 "안부 답하기"에 여러가지 바리에이션 주어서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1. I'm not bad.
2. I'm not bad. thanks for asking!
3. I'm quite good, cheers.
4. I'm doing well, what are you up to?
5. Fine,  thanks.
6. Good thanks, how are things on your end?

이렇게 6가지 옵션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안부 묻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뺑뺑이(?)를 돌려서 안부 답하는 방법에 변화를 줄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생각보다 힘들긴 하지만, 남의 나라에 왔으면 그런 안부묻는 문화가 생소하더라도, 혹은 위 상황같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어떤 문화인지 공부하고 따르는 것이 그런 문화를 존중하는 방법이겠지요.

요약하자면, 첫번째로는 떙큐 대신에 쓸 수 있는 cheers, 두번째로는 숫자 0의 영국식 표현 naught, 마지막으로는 가벼운 안부묻는 의미에서의  알유오케이?, 이렇게 3가지 영국식 표현을 제 일화와 함께 설명해드렸습니다. 이 밖에도, That looks weird 를 That looks dodgy 라고 한다던지, 때로는 영문법을 완전히 무시하며 I was sitting on the bench 를 I was sat on the bench 라고 말한다던지... 영국유학생활하면서 단박에 이해하기 힘들었던 영국식 표현, 참 많습니다. 제가 이과생/공돌이긴 해도, 영어를 배우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라 그런 표현들을 공부하고 정리하는 걸 자주하는데... 한 학기의 끝을 바라보는 지금, 산더미같은 과제에 치여살고 있어서... 오늘은 이만 여기에서 끝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달에 더 유용한 정보로 다시 찾아뵐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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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빈 기자의 기사글 원문은, 위 네임카드를 클릭하시면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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